발터 그로피우스와 바우하우스(Bauhaus)

발터 그로피우스와 예술을 위한 노동자평의회(1918)

1918년부터 그는 예술을 위한 노동자평의회에서 활동을 시작합니다. 당시 이 노동자평의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사람에는 Glass Pavilion을 작업한 브루노 타우트(Bruno Taut)를 꼽을 수 있습니다. 노동자평의회는 독일 공작 연맹의 분파 중에서 Kustwollen과 성격이 비슷했는데요. 그의 행보와는 조금 달랐지만 그로피우스는 그들의 지향점에 동조를 했다고 합니다. 표현주의자들은 건축, 예술이 세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로피우스는 그 모습에 반한 것이었습니다.

 

발터 그로피우스의 바우하우스 창립(1919)

그로피우스는 1919년 바이마르에 있는 그랜드 듀칼 색슨 예술 공예 학교를 다시 재편성하고 바이마르 미술 아카데미(Weimar Academy of Fine Art)와 합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때 새로운 바우하우스 디자인하우스가 탄생한 것인데, 그림과 공예품부터 시작해 산업과 건축 디자인까지 모든 예술, 디자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이기도 했습니다. 바우하우스는 '짓다'라는 뜻의 '바우(Bau)'와 '집'이라는 '하우스(Haus)'라는 단어를 결합하여 만든 단어로 바우하우스는 최종적으로는 건축을 목표로 하고 창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우하우스는 1927년까지 건축 수업은 진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로피우스는 라이오넬 파이닝어, 요제프 앨버스, 폴 클리, 바실리 칸딘스키와 같이 유명한 교수진들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바이마르의 이 새로운 바우하우스는 자유주의 사회민주당의 지지를 받아 튀링겐 주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불과 몇 년 후에는 정치가 국수주의적 방향으로 진행이 되었고 바우하우스와 교수들은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1925년 3월 바우하우스는 바이마르에서는 문을 닫고 데사우로 이사를 갑니다.

 

바우하우스가 바이마르를 떠난 후, 보수정권에 대해서 반감이 적었던 일부 교직원들이 모여 산업디자인학교를 설립했고, 이 후 건축 및 토목 기술 대학으로 발전합니다. 이 대학은 1996년에 바우하우스 대학이 됩니다.

 

데사우의 바우하우스 빌딩 / 사진 출처 : www.german-way.com

발터 그로피우스와 데사우의 바우하우스(1925~1926)

바우하우스는 데사우에서 다시 지어집니다. 그로피우스가 직접 설계를 한 이 건물은 1926년에 완공이 됩니다. 현대식 바우하우스를 지은 후, 건축에 더 중점을 두기 시작합니다.

 

데사우에 짓기 전부터 그로피우스는 예술, 건축, 디자인에 대해서 보다 미래적인 접근법들을 지지해왔습니다. "기계, 라디오, 자동차 등은 우리의 세계에 더욱 가까이 왔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1928년까지 데사우의 바우하우스를 운영하다가 스위스의 건축가인 하네스 마이어에게 학교의 책임자 자리를 맡깁니다.

 

이어받은 마이어는 바우하우스에 성공적인 건축 프로젝트와 재정적 안정을 가지고 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리에 있지는 못했는데요. 그는 급진적인 기능주의 디자인 철학을 지지했고 이로 인해 교수들과 충돌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마이어의 급진적인 정치적 견해였습니다. 이로 인해 나치는 바우하우스를 '비독일적'이며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아이디어들을 '퇴보적인 예술'이라고 불렀습니다. 바우하우스의 책임자로서 마르크스주의를 주창하는 것은 학교에 큰 위협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1930년, 마이어는 결국 해임됩니다. 마이어와 그의 의견에 동의한 몇 학생들은 모스크바로 떠납니다.

 

발터 그로피우스와 새로운 바우하우스 학교

마이어는 안타깝게도 바우하우스에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1931년, 나이창이 데사우 시의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바우하우스의 미래는 꺾이게 됩니다. 1932년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으로 옮기게 되는데요. 베를린의 옛 전화 공장에서 다시 바우하우스를 부활시키려는 짧은 시도가 있었지만 히틀러가 1933년에 권력을 잡으면서 바우하우스는 독일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로피우스가 애국 참전용사라는 사실마저도 이는 피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1933년 4월에 베를린의 바우하우스는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바우하우스의 교직원들과 학생들을 트럭에 실어 감옥으로 끌고 가기도 했다고 하네요.

 

베를린에서 문을 닫기 전부터, 바우하우스의 주요 인물들은 독일을 떠나 스위스와 미국, 영국 등으로 떠났습니다. 그로피우스 역시 결국 미국에 정착해 새로운 세계에서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계승합니다. 그로피우스는 하버드의 디자인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Mies van der Rohe와 Lasszlo Moholy-Nagy는 시카고에서 뉴 바우하우스 학교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이 뉴 바우하우스는 이후 일리노이 공과대학 디자인 연구소가 됩니다.

 

그로피우스는 1945년, 몇 파트너들과 함께 캠브릿지에서 TAC를 설립합니다. 이 TAC는 그가 1969년 사망하고 한참 지난 1995년까지 세계 최고의 건축 회사 중 하나로 운영되었습니다. 

 

베를린의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1960년대 초, 그는 독일의 다름슈타트의 새로운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건물의 설계 요청을 받습니다. 이 곳의 언덕에 복합단지를 설계합니다. 그로피우스는 여기에 지붕의 창문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하고, 빛이 들어오는 공간에 전시 공간을 만드는 것을 제안합니다. 아쉽게도 눈에 띄는 곳에 보관소를 두는 것은 꺼려했기에, 보관소는 1971년에 베를린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