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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미국 생활, 시그램 빌딩 등

by 카링이 2022. 8. 19.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의 이상

미스는 새롭게 건축 양식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기술과 생산력을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건축에 사용할 토대를 수립하려는 일생의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때 고딕 건축물들이 한 시대를 대표했었던 것처럼, 그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표현적이면서 조화로운 건축 양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목표를 위해서 전보다 더 실용적이고 이성적인 디자인 과정을 적용했는데요. 그리고 건축이란 이 건축물이 지어지고 있는 지역의 문화와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스는 그가 살고 있었던 그 시대의 본질과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과거에 당시 위대한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은 독학으로 힘들게 했지만 다른 그 어떤 모더니즘의 선구자들보다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철학을 작업의 원동력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스의 건축물들은 고도로 추상적인 개념으로 만들어졌고, 자신의 건축물에 대하여 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물론 실제로 미스의 건축물들을 보면 굉장히 직접적이면서 단순해 보이기는 합니다.

 

미국 생활의 시작

1929년 후, 세계적인 대공황으로 인하여 설계 의뢰 자체가 줄어듭니다. 1930년대 초반, 그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발터 그로피우스가 그에게 쇠락해가고 있었던 바우하우스에서 잠시간 교장이 되어달라 요청합니다. 1933년에 나치 정권에서 정치적 압력이 들어오는데요. 그 이 전에는 이 학교에서 공산주의, 진보적인 이데올로기 등과 연관이 있었다는 것을 이유로 바우하우스 학교를 문을 닫게 만듭니다. 이 시기 미스는 굉장히 적은 숫자의 설계일을 맡기도 했습니다.

 

나치 정권에서는 그의 건축 양식을 독일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미스는 앞으로는 건물 설계 의뢰가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하고 1937년, 어쩔 수 없이 조국인 독일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미국에 와서는 와이오밍 주의 주거 설계 의뢰를 맡아 진행했고, 시카고의 건축학교 교장일을 제안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독일에서 30년간 고압적이고 억압적이었던 나치 아래에 있다가, 이를 벗어나 미국에 도착했는데요. 미국에는 이미 국제주의 양식의 미국인 후원자들이 있었고 그들 덕분에 이미 현대 건축의 선구자라는 평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경력

미스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정착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아머 공과 대학의 건축대학 학장을 맡습니다. 이 조건 중 하나는 캠퍼스의 새 건물들을 미스가 설계를 해야한다는 것이었는데요. 그 덕분에 그의 건축물인 Alumni Hall과 S.R. Crown Hall 등 유명한 건물들이 남게 되었습니다. 

 

이후 1944년에는 미국 시민권을 얻고 독일 국적은 버리게 됩니다.

 

미국에서 건축가로 활동을 이어온 30년 동안 그는 독일에 있었을 때보다 20세기의 새로운 건축 양식을 수립한다는 그의 목표에 더 가까워집니다. 이 전보다 더 일관적이고 성숙한 접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뼈대를 잡는 데에 크기가 크고 개방적인 공간을 대량으로 생산이 된 강철을 유리로 채워 넣고, 질서 정연하게 구조적 뼈대로 둘러싸는 것으로 초점을 잡습니다. 이는 지금의 빌딩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그의 IIT 캠퍼스와 개발업자인 Herb Greenwald를 위한 것이었던 이 초기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줍니다. 그리고 이 건축양식은 미국의 대형 회사들의 건물 양식으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주요 작품

01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1929)

: 파빌리온은 지붕과 기둥 등의 최소한의 요소만을 갖춘 건축물로 외벽은 유리로 마감해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무너뜨렸습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만 세워놓은 벽은 공간을 완전히 나누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공간은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따라갑니다. 한쪽에 들어와 다른 반대편으로 나갑니다. 이는 넓은 복도들이 겹쳐있는 것처럼 반사 유리를 이용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도록 합니다.

 

이 파빌리온에는 스페인 국왕 부부를 위한 바르셀로나 체어와 스툴도 있습니다. 크롬 피니시의 x자형 프레임을 활용하여 만든 이 가구는 바우하우스 교장 출신이기도 한 미스가 가지고 있는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파빌리온은 1986년에 복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때에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는데요. 파빌리온이 유명한 이유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복원 과정에서 석공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으며 붉은 색상의 오가닉 대리석도 필요했습니다. 석공은 이집트의 리비아에 있는 폐쇄되어있는 광산에서 이 오가닉을 구합니다. 그렇게 복원이 된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세계의 건축학도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장소입니다.

 

02 시카고의 레이크 쇼어드 라이브 아파트 (1951)

: 미시간의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시카고의 고급주택지입니다. '레이크 쇼어 드라이브' 도로변에 지어진 아파트입니다.

미스가 처음으로 철골조를 사용해서 건축한 아파트입니다. 26층의 쌍둥이 2동 건물로 90도의 각도로 배치를 해 아름다운 미시간의 호수가 모두 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 레이크 쇼어 아파트에는 그가 30여 년 동안 하고 싶었던 디자인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요. 콘셉트부터 디테일까지 엄청난 집착과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입니다.

 

이 아파트는 입주자들에게 통일감을 위하여 무조건 흰색 커튼만을 사용하게끔 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실제로도 흰 커튼이 아닌 다른 색상을 사용하면 경비원들이 철거를 했다는 썰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후 미스의 건물들은 투명 유리가 아니라 색 유리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 건물은 이후, 세계의 모든 고층 빌딩들의 표준으로 사용되었습니다. 1958년에 지은 시그램 빌딩 역시 흡사한 디테일을 사용하여 지은 것입니다.

 

 

시그램 빌딩
시그램 빌딩 (seagram building) / 사진 : www.skyscrapercenter.com

 

03 뉴욕의 시그램 빌딩 (1958)

: 시그램 빌딩은 다양한 측면에서 건축 역사상 가장 중요한 건물 중 하나로 지금의 고층건물들의 시초 격인 커튼 월 빌딩입니다. 커튼 월이란 건물의 표면이 가벼운 유리로 이루어진 것을 말합니다. 38층짜리 시그램 빌딩은 현대 고층 오피스 빌딩의 시초로, 마감부터 인테리어, 가구들까지 하나하나 디테일에 집중한 장인 정신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독특한 것은 시그램의 외피가 청동으로 마감되어있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단순히 진한 갈색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조각품 같이 복잡하고 미묘한 색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양 건축사의 기원이 되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끌어온 기하학적인 세로 줄무늬를 넣습니다. 시그램 빌딩의 입구 기둥들을 보면 세로 줄무늬들이 있는데, 고대 그리스와 로마 건축 기둥들에서 볼 수 있는 세로 홈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리스의 파르테 온과 같이 기둥 위에 건물이 올라가 있어 건물의 실제 비율에 비해 수평적으로도 더 커 보입니다.

 

또한 땅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서 대지를 최소화하고 광장을 만들어냅니다. 심지어 이 광장은 열린 공장으로 남겨둡니다. 현대 건축에서 가장 큰 결점 중 하나인 대중 공간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데요. 공공을 위한 목적으로 설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이 모이고 휴식하며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은 확실합니다. 

 

04 시카고의 연방센터 (1964)

: 시카고의 연방세 너는 3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U.S. Courthouse and Federal Office Building, Federal Office Building, Post Office Building이 있습니다. 전체 대지는 길쭉한 형태, 네모난 형태, 2개의 블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길쭉한 땅에는 옆으로 길고 날씬한 형태의 30층 고층빌딩이 들어갔으며, 네모난 형태의 자리에는 통통한 42층의 고층 건물과 단층 건물이 배치가 되었습니다. 두 고층건물은 직각으로 만나고, 저층 건물 하나는 두 건물들이 만드는 축에 약간 삐져나오는 모양새로 배치가 됩니다. 이는 3개 건물 사이에 광장 자리를 조금 더 확보하려는 것과 도로에서 봤을 때 저층 건물이 고층들 사이에 숨지 않도록 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 건물에는 Alexander Calder의 조각인 플라맹고가 매우 유명합니다. 3개의 건물 사이에 있는 광장에 세워져 있는 이 아름다운 곡면의 조각상은 네모난 건물들 사이에서 대조를 이룹니다. 검은색의 건물들 사이에서 붉은색의 조각이 이루는 조화가 아름답습니다. 이후 전 세계에서 이러한 조합을 많이 따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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